이 글은 논란이 될 수 있다.
상식적으로 한글이 세종대왕이 만들었다고 하지만 나는 그 말에 절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렇지 않다는 정황이 많은데 하나하나 논리적으로 반박하지는 않는 것 같다.
또는 내가 못 찾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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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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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재야 역사학자들 주장에는 한글 이전에 전자가 있었다는 집현전학자 최만리의 상소문에 무게를 둔다.
그 상소문에는 전자와 비슷하다는 언급이 나온다.
감히 왕한테 보낸 상소문에 있지도 않고 닮지도 않은 글자에 대한 말을 할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세종대왕 또한 그런 신하의 거짓말에 너그러운 분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한글과 비슷한 모양이 이미 존재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고려한글이라는 게 갑자기 나타나버렸다.
이것의 진위여부는 다른 사람들이 철저하게 해 주리라 생각하지만 이를 떠나서 이미 그 이전부터 한글의 존재를 암시하는 기록들은 있었다.
녹도문자, 신지문자, 고려한글 등 여러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나는 이것들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뭔가 한글의 토대가 되는 글자가 있었다는 건 사실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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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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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글의 구성요소들을 전부 나눠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자모양, 체계화, 소리로 구분하였는데 세종대왕이 이 모든 것을 전부 다 이뤘다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1) 글자모양
글자 모양은 이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환단고기에도 가림토 문자라는 게 있었다고 하고
최근엔 유튜브에 나오던데 고려시대에 한글이 있었다는 설도 있었다.
당장 구자라트 글자를 검색해 보면 한글과 매우 비슷하게 생긴 글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 체계화
글씨가 이뤄지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초중종성 개념과 자음 모음 개념이 포함된다고 본다
이런 체계는 고려한글이나 구자라트 글자를 보면 뭔가 조합하는 게 비슷해 보인다.
(2.1) 초성 중성 종성
고려한글에도 초성 중성 종성 개념은 있는 듯 보인다
따라서 고려한글이 진짜라면 초중종성개념은 세종께서 만드신 개념은 아니다
다만 소리는 모르겠다.
(2.2) 자음 모음
고려한글에도 있는데 현대의 소리와 같은지 모르겠다.
고려한글을 보면 한 글자칸 같은데 두 글자가 쓰여있는 것들이 있다.
나는 타삼오해라는 글자에서 오해가 한 개의 발음, 한 개의 글자가 아닌가 의심이 든다.
(3) 소리
나는 세종대왕의 업적이 여기에 있다고 본다.
모든 글자모양에 지금의 소리를 부여한 것이다.
'ㄱ'은 '기억'이라는 이름이 있고 'ㅏ'는 '아'라는 소리가 나고 이것들을 합치면 '가'라는 소리가 나게 하는 것 말이다.
그 근거는 두 가지다.
(3.1) 훈민정음이라는 이름
한글의 옛 이름은 훈민정음이다.
훈민정음의 뜻은 백성에게 바른 소리를 가르친다는 뜻이다.
왜 바른 소리일까? 바른 글자일 수 도 있는데...
나는 정비가 필요한 바른 글자는 이미 있었지만 그 소리는 바른 소리는 아니었을 거라 생각한다.
(3.2) 고려한글
고려한글이 진짜라면 (3.1)은 더욱더 설득력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왜냐면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이후의 체계로 고려한글이라는 글자를 읽어보려 한다면 읽을 수가 없다.
외계어처럼 들리고, 오히려 누가 장난한 것처럼 보인다.
고려시대 사람들은 모두 다 외계어로 의사소통했다는 건가?
그럼 현재 우리가 쓰는 말은 어디서 왔다는 건가?
고려한글을 비롯한 세종이전의 글자는 그에 합당한 소리 체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세종대왕 이후의 글자로 읽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요부를 타삼오해로 소리 내는 것은 억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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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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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이 한글이라는 기호를 만들고 초중종성으로 조합하여 쓰게 하고 소리를 부여하고 모든 용례(사용예제)를 분석했다면 그는 국정이고 나발이고 한평생 한글 개발에 몰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히려 국가는 나락에 빠져버리고 말 것이다.
나는 그런 이유로 한글의 모양은 이미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세종이 한글을 만들었다고 공공연히 말한다면 그가 한글에 어떤 어마어마한 작업을 했을 거라 생각한다.
한글은 이미 존재하는데 도대체 무슨 작업을 했다는 말인가?
그 근거로는 빈약하지만 고려한글의 글자를 보면 대체적으로 세종대왕께서 어떤 일을 하셨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한글의 속성을 구분했다.
거기서 나온 나의 결과는 그는 다음과 같은 작업을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1. 글자 모양의 이름들을 해부학적인 원리로 모두 부여하고
2. 글자와 소리를 현대의 형태로 소리 나게 일치(매핑)시키는 작업을 했고
3. 자음만 있는 글자형태나 모음이 두 번 이상 들어가는 형태의 글자체계를 정비했고
4. 그런 글자를 누구나 쓸 수 있게 무료 배포를 했다는 것이다.
이 작업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없는 게
1. 당시 수집한 자료들을 기록할 종이가 많았던 것도 아니고
2. 인터넷도 없는 시대에 궁에 앉아서 세상의 모든 소리를 수집하는 게 쉬운 일도 아니었을 것이고
3. 한글을 체계화하기 전이라 발음 기호가 딱히 존재하지 않아 파스파문자나 한자나 일본어로 그 글자를 표기했으리라 추측하는데 어떻게 했을까도 궁금하고
4. 그렇게 하려면 외국의 글자들을 사용하는 방법도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
5. 그리고 본업인 국정도 돌봐야 한다.
6. 그리고 사람인데 쉬면서 놀면서 그런 것들도 해야지 않겠나.
나는 그중에 자료 수집과 글자기호와 소리를 일치시키는 작업은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닭의 울음소리 꼬끼오를 어떻게 기록했을까?
사람울음소리 엉엉은 어떻게 기록했을까?
밤하늘의 별은 반짝반짝하는데 어떻게 기록했을까?
한 여름의 매미들의 맴맴 하는 소리는 어떻게 기록했을까?
풀벌레들의 스르륵, 귀뚤귀뚤하는 소리는 어떻게 기록했을까?
지금은 한글이 있고 그것을 사용한 책들과 글들을 자꾸 보니까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런 하찮은 것들 조차도 전부 소리를 담아낼 수 있도록 글자들을 정리하고 체계를 잡는다는 건 혼자서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천자문처럼 글자기호가 1000자가 넘을 수 있고 못해도 일본어처럼 50개 이상이 될 수 있음에도 그것을 28개로 줄여놓은 것은 최적화에 신경 쓰지 않으면 불가능한 부분이다.
한자는 1000자도 넘고 모양도 조합하는 형태지만 복잡하다.
그 복잡한 것을 간략하게 쓰자려는 형태가 지금의 중국어 간자체인데 그렇다한들 글자가 1000개가 넘는데 어떻게 다 기억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많아버리면 그건 한자를 대체하겠다는 것이 의미가 없다.
최적화 이전에 불필요한 형태의 글자들을 제거하고 과학적인 소리로 그것을 일치시키는 건 세밀한 것까지 신경을 썼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꼼꼼한 성격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 와중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보면 그는 정말 대단한 개발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개발일지를 작성했다면 분명히 엄청난 이야기가 쓰여 있었을 것이다.
지금으로 따지면 인디개발자 1명이 수억만 명이 수십조 개의 작품을 쏟아내게 만드는 체계를 잡아놨으니 정말 존경스럽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