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할 때 우리는 흔히 라이브러리라는 말을 많이 쓴다.
옥스퍼드 사전에서는 컴퓨터에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자기 테이프 내에 정리 기록한 정보 집단이라고 되어있다.
뭐 함수니 라이브러리니 API니 하는 말은 개발할 때 많이 쓰인다.
그러면 우리는 왜 그것을 도서관이라고 하지 않고 라이브러리라고 불러야 하는 건가?
뭔가 다른 의미가 있어서?
나는 한편으로 여태 그럴 거라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윈도우즈의 MS store를 실행해보면 왼쪽하단에 책모양의 아이콘이 있다.
이건 책들이 끼워져 있는 모양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
즉, 도서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데 우리는 왜 도서관을 도서관이라고 하지 않고 라이브러리라고 해야 하는 건가?
이런 질문은 라이브러리 외에도 마우스, 프린터, 그 외에 수많은 것들을 순화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서 쓰고 있다.
이렇게 쓰면 전문가들은 전문가들끼리 통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외 전문가들과 통용이 되는가는 별개의 문제 같다.
발음이 콩글리쉬인데 그게 통용될지는 모르겠고.. 그것을 일반인에게 설명할 때는 설명이 안 되는 단점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가 아마도 외국인들은 그런 낱말을 일반 명사 형태로 받아들이는데 우리는 그것을 특별한 고유명사화 하여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나라사람들은 그것이 뭔지 찾아야 하고 선뜻 이해도 안 되는 문제점이 생기지 않는가 모르겠다.
그건 우리가 사례가 많아서 그렇지 외국인들도 그런 문제가 있는 것 같다.
해외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낱말 '대박'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모르는 사람들에겐 설명이 필요한 용어일 것이다.
우리는 세계화시대에서 이런 현상들을 어떻게 극복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나의 답은 "라이브러리와 도서관이 같은 의미이고 혼용해도 된다."이다.
그들도 라이브러리는 도서관으로 인식하고 쓰는 것이지 라이브러리란 어떤 고유명사로 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도 그것은 도서관과 같은 의미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문화에 있어서 이런 문제가 딜레마는 흔한 현상이기 때문에 그냥 혼용해서 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즉 지금처럼 배척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면 우리는 전문가들과 소통도 중요하지만 초보들과의 소통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역할을 하는 사람들 중 하나인 나는 가능하면 초보자의 관점에 맞출 것이다.
번역할 때마다 느끼지만 내가 하는 것은 낯설고 힘이 들고 오래 걸린다.
어색하고, 품질도 형편없어 보인다.
때로는 나도 어느샌가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서 벗어나있을 때도 있어서 그것을 보정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쉬운 길, 빠른 길은 절대 올바른 길이 아니다.
다짐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나도 그 길에 서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문화 사대주의가 영어만 있는 게 아니다.
검도, 유도, 건설 공사현장의 나이 든 사람들은 아직도 우리말보다 일본어 용어를 선호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분야는 많이 우리말로 바뀌어가는 추세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가만히 있으면 백마 탄 왕자님이나 슈퍼맨 같은 자들이 나를 도와주거나 나를 이끌어주지 않는다.
스스로가 주체되지 않으면 나는 멈춰있을 수밖에 없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