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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_유틸리티/Cheat Engine

치트엔진 사용자에 대한 번역 고민

우루사1호 2024. 9. 13. 02:54

현실을 보니 내가 번역했던 치트엔진 번역본은 웬만한 상급자들은 사용하지 않은 것 같다.
왜냐면 이 번역이 그들에겐 익숙하지 않는 어색한 낱말들을 사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초반에 지향했던 번역은 지금의 형태는 아니었다.
치트 엔진 같은 난이도 있는 도구는 사용자의 관련 지식수준이 높아야 이해할 수 있기에 당연히 초급사용자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리고 당시 상식이라면 굳이 그런 생각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뭔가가 자꾸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1. 나도 모르는 낱말을 당연히 아는 듯 아는척하는 게 맞는 걸까?
2. 우리 정서는 그런 민낯 보는 것을 두려워하는 건 아닐까?
3. 누군가 떠먹여 줄 때까지 기다리자니 내 양도 안 차고 그간에 보면 번역이 일부만 되어있는 것도 있었다.
이런 생각들이 가득 찼다.

여러 가지 번역을 하면서 결과물이 점점 늘어갔고 상급자와 초보자, 내 마음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거울 앞에서 화장기 없는 쌩얼을 보자는 결정을 했다.
그리고 괴물 같은 내 쌩얼을 사랑하기로 했다.

이젠 못생긴 쌩얼이 내 소신이 된 것 같다.
이게 맞는지 틀린 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틀리더라도 유턴은 하지 않을 것이다.
즉, 내가 서울을 가는 게 목표로 정해 젔다면 버스로 갈 건지 걸어갈 건지 방법만 고민할 것이다.

나는 충분히 고민했고 앞으로도 고민할 것이다.
그러나 확실한 건 상급자들은 영문판을 써도 잘한다.
그래서 그들을 만족시켜 주자는 부담은 이젠 갖고 있지 않다.

상급자들 수준에 맞추려면 많이 알아야 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 수 있다.
내가 봐보니 현실은 전혀 아니다.
내 생각에 상급자 대상의 표현이 더 쉽다.
즉, 그냥 영어 그대로 한국어로 읽기만 하면 낱말들은 해결된다.
core는 코어, base는 베이스, pattern은 패턴, system은 시스템 외래어를 소리 나는 그대로 한국어로 고쳐주면 된다.

그런 번역자들의 노고를 깎아내리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지만 내 생각은 그 방식은 정말 이기적이고 게으른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번역본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이해하든 말든 신경 안 쓰고 그냥 내관점에서만 해석하고 싶다는 거다.
이기적인 것 아닌가?
또한 내가 알면 너도 알아야지 하는 것이거나 내가 이 정도 알고 있는데 한번 뽐내본다라는 것도 있을 것이다.
한때 내가 그런 적도 있었던 것 같다.
모르면 무식하다고 공부 안 했다고 말하면 되는 무책임한 지식인처럼 보인다.
결국 한 번이라도 내가 이걸 하면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이건 IT 사용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법조계는 아직도 일제 때 만들어놓은 번역방식을 그대로 쓰고 있고,
건설현장에서도 일제 때 만들어놓은 나름대로의 전문용어를 그대로 쓰고 있고,
패션에서도 그러하고, 의료계도 그려하고, IT계라고 뭐가 다를까 생각하는 건 너무 과대 평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이사회의 직업별 분야별 낱말이 다르고,
청년과 중년의 쓰는 낱말이 다르고,
남자 여자 쓰는 낱말이 다르고,
갈라진데 또 가르기를 수 번 하여 결국 소통하기 힘든 모래알이 된 상태처럼 느껴진다.
이게 인간의 본능일 수 있다.
하지만 인간에겐 본능만 있는 게 아니다.
그것을 제어할 수 있는 이성도 존재한다.

본능대로 산다면 자주성이란 것도 의미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 세계화된 세상과 결합되면 마치 풍랑 속의 배처럼 이리 휘청 저리 휘청할 수밖에 없다.
자주성이 의미가 없다면 선진화된 국가들의 문화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나는 기존의 번역가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단지 나와 방향이 맞지 않을 뿐이다.
세상은 컬러티브이처럼 다양하고 그들이 그들 나름대로의 이유로 번역하듯 나도 나 나름대로의 이러한 이유로 번역한다.

내 번역이나 글은 초 중학생 수준이면 다 이해할 수 있게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당연히 힘들다.
그러나 매번 낱말을 고를 때도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낱말을 골라 쓰려고 노력한다.
나는 그게 나의 철학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개발자들이 한 건지 인공지능이 한 건지 모르겠지만 맥락에도 맞지 않는 그냥 번역기 돌린 느낌의 번역이 보인다.
특히나 스마트폰 무른모들이 그러하다
요즘은 이런 영혼 없는 번역도 필요한 것 같다.
나 같은 부류의 번역이나 고급사용자지향번역이나 외국인의 번역기 돌린 번역이나 번역이 부족한 건 현실인 것 같다.

외래어들을 계속해서 우리말 형태의 새로운 낱말들로 갈아 넣고 있다.
가히 모험정신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또는 맨 정신으로는 하기 힘든 일이다.
몇 번을 마음에서 거부당하다가 밀어 넣기를 수차례 반복한다.
이러다 보면 뭔가 만들어지겠지..
망작이 되던지 명작이 되던지..

앞서 말했지만 나는 기존 번역자들을 깎아내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도 그런 번역본들을 써왔으니까
하지만 그러한 번역들이 올바른 방향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또한 일부에서 차림새가 다른 번역을 차별적 비난을 하기에 차별해선 안된다는 말은 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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